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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이의 육아기록

밤수 끊기 4일차

by 안바나나바나나 2021. 1. 16.

10시간을 자면서 평균 8번을 깨는 아이.

귀가 엄청 밝고 궁금한 게 많은 아이.

요즘 들어 말을 지독 시리 안 듣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사랑스러운 내 딸.

 

이가 우식된다는 말에도

먹태기가 와도

수면 질이 떨어진다는 말에도 하지 않았던 밤수를

단유 할 때 한 번에 끊으면 더 힘들어할까 봐

마음먹고 끊기로 다짐했어요.

 

첫째 날은 같이 울고 싶을 정도로 엉엉 울어 다음날도 눈이 부어 있었고,

둘째 날도 업었다 안았다 하며 2시간을 버티다 잠들었네요.

셋째 날부터는 '곰돌이 단유법'을 변형해서 사용했어요.

 

단유 할 때 곰돌이 단유법을 사용할 생각이었기에

미리 하루에 한 번씩 얘기는 해 줬었어요.

옆집에 아기 곰돌이가 이사 오면 쮸쮸 나눠 줘야 한다고..

"엄마가 없어서 아기 배고프니까 랑이가 나눠 줄 수 있지?"

라고 하면 얼마나 이해한 준 몰라도 알았다고 "응응"하며 고개를 끄덕이더라고요.

 

 

셋째 날부터는

해님 있을 때는 랑이가 먹고

랑이 자면 아기 곰 갖다 주고 아침에 찾아온다고 했어요.

그리고는 밴드를 붙여두었죠.

자다가 역시나 깼고 옆에 가니 잠결에 냄새가 나는지 옷 속에 손을 넣고 꺼내렸는데

마음대로 안되니 팔을 내저으며 울기 시작..

신랑이랑 바톤 터치를 하고 침대 위 이불로 숨었는데

쮸쮸보다 엄마가 없어진 게 더 힘들었나 봐요.

지금껏 보지 못했던 악을 쓰며 울고,

신랑도 달래지지 않는지 한참을 그러고 있더라고요.

그렇게 한참이 지나자 울다 지쳤는지 울음 그치고 훌쩍훌쩍하고 가만히 누워있더라고요.

 

그러다 무엇을 느꼈는지 침대로 돌진...

엄마를 찾고는 안아주자 꽉 붙들고 안기는데

머리는 축축 다 젓어있고, 어찌나 꽉 안기는지

차라리 좀 더 어렸을 때 땠더라면 좀 더 나았을까...라는 자책도 들고

맴찢이라는 단어 뜻을 제대로 실감했네요.ㅠㅠ

 

몇 번이 깼지만 쮸쮸에 붙은 곰돌이를 보여주며 없다고 설명해주자 칭얼거리다 그냥 자더라고요.

어찌 보면 겪어야 하는 당연한 거지만 아직 너무나 아기아기 한데 벌써 시련을 주는 거 같아...

첫 '포기' 겪게 하는 거 같아 마음이 안 좋아요. 그래도 저도 잘 견뎌내야겠죠?

 

그렇게 3번을 더 깨고 7시가 되어 드디어 쥬쥬를 먹은 랑이..

 

많이 힘들었을 텐데 잘 견뎌준 우리 랑이 고마워.

대견하다.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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